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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동방불패, 임청하로 시작해서 끝나는 영화

by Wisdom Joy 2021. 7. 5.

동방불패

영화소개 및 줄거리

소오강호의 후반부 이야기로 시작되는 영화입니다. 사부에게 실망한 영호충이 사매와 함께 강호를 떠돌게 됩니다.

소오강호에 나왔던 주인공 허관걸, 엽동, 장민, 장학우 등은 더이상 볼 수 없습니다.

감독도 호금전 감독에서 소오강호의 무술감독을 맡았던 정소동 감독으로 바뀌었습니다.

허관걸이 맡았던 영호충 역할은 당시 28살이었던 이연걸이 맡게 되었고, 장민이 맡았던 임영영 역할은 관지림이, 엽동이 맡았던 악영산 역은 이가흔이 맡게 되었습니다. 소오강호에서 맡았던 역할에 그대로 캐스팅 된 배우는 임영영의 오른팔 남봉황역을 맡은 원결영 뿐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소오강호에서 무시무시한 내시역을 연기했던 유순 배우가 동방불패에서는 일월신교의 향좌사 향문천 역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끝판왕인 동방불패 역할은 당시 38세였던 임청하가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캐스팅 당시 소오강호의 집필 작가인 김용 작가님이 임청하의 동방불패 캐스팅을 반대하였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원작소설을 읽어보면 늙수그레한 여장 중년 남자의 기괴한 모습으로 동방불패가 그려져있어 작가 입장에서는 임청하가 동방불패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임청하는 동방불패로 캐스팅이 되었고, 소설속에서 동방불패의 비중이 미미한 반면 영화는 소설과는 전혀 다르게 동방불패로 시작해서 동방불패로 끝났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영화의 막중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무튼, 영화는 소설과는 별 상관없이 다른 스토리로 진행이 됩니다.

규화보전을 익히기 위해선 거세를 해야했고 동방불패는 남성에서 점점 여성화 되어가는 중에 영호충과 만나게 됩니다.

영호충의 착각이 겹치게 되면서 동방불패와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한 하늘아래 함께 숨쉴수 없는 사이가 되는 운명의 험난한 길을 걷게 됩니다.

 

영화감상

임청하는 동방불패의 흥행으로 이후 수많은 무협 영화에 출연하게 됩니다. 그당시 홍콩 영화 붐이었던지라 말도 안되는 저질 영화들이 양산되었는데 그런 영화들에 이미지를 너무 급격하게 소모해서 그후 대표적인 작품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방불패라는 희대의 역할을 연기했던지라 앞으로의 기대가 컸는데 나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소오강호보다 훨씬 화려한 와이어액션을 선보였지만 개인적으론 소오강호 스타일의 액션을 선호하는지라 소오강호와 비슷한 액션을 기대했기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무술신에 비견될 정도로 와이어 액션을 잘 만들었고, 동방불패의 바늘 전투신은 당시 볼 수 없었던 색다르고 신선한 결투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2001년판 드라마 소오강호 오리지널판에서도 영화와 같은 퀄리티로 보여주니 드라마 소오강호의 바느질 결투 장면도 한번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소오강호에서는 영호충만 보이는게 아니라 여러 캐릭터들이 눈에 들어왔던데 반해, 동방불패에서는 영호충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동방불패만 보였습니다. 동방불패를 연기한 임청하가 워낙 압도적인 인상을 주어서도 그렇겠지만 소설을 읽고, 전편인 소오강호를 본 관객의 입장에서는 영호충을 연기한 이연걸이 영호충과 캐릭터 매치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동방불패를 처음 본 관객이라면 전혀 다르게 느끼실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무협영화 이지만 마음속에 남는 울림있는 대사들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으니, 서로 오해할 일도 없군요. 사람들이 모두 우리와 같다면 세상은 훨씬 평화로울텐데요'

'인생은 고단하고 세상은 예측할 수 없죠. 우리는 다 같은 운명이예요'

 

영화의 끝부분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영웅문 2부 신조협려의 구절이 떠오르며 이막수의 처절한 최후도 생각났습니다.

 

'세상 사람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생과 사를 같이하게 한단 말인가?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저 새야 지친 날개위로 추위와 더위를 몇번이나 겪었느냐?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고통속에 헤매는 어리석은 여인이 있었네.

임이여 대답해주소서. 아득한 만리구름 겹치고 온 산에 저녁눈 내릴때 외로운 그림자 누굴 찾아갈꼬. '

 

이후 드라마나 영화에 종종 모티브를 준 장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와호장룡을 봤을 때도 어디선가 봤던 장면인 것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동방불패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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