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방, 남겨진 가족의 슬픔

아들의방

영화소개 및 줄거리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항구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이 있습니다.

지오반니 세레몬티는 정신과 의사로 작은 항구마을이지만 그의 환자들은 성도착증환자, 대인기피증 환자, 강박증환자, 매일 자살을 시도하는 환자등 다양하며, 지오반니는 이런 환자들을 성심성의껏 상담해주며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줍니다.

아내 파올라 세레몬티는 출판일을 하며 농구선수인 딸과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을 잘 돌며는 단란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런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지오반니는 아들 안드레아와 조깅을 할 예정이었는데, 환자에게서 급한 연락이 옵니다.  지오반니는 아들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환자에게로 향합니다.

아들 안드레아는 아버지와의 조깅이 취소되자 친구들과 스쿠버다이빙을 하러가게 되고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아들이 죽은이후 지오반니는 자신이 아들과 조깅을 했다면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거라는 자책감에 하루하루를 지옥에서 보내게 됩니다.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고 있는 자신에게 고통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과의 상담도 더이상 받아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가족들은 가족들은 아들이 떠나고 나서도 그 방을 그대로 유지하며 아들을 그리워합니다. 가족들에게 안드레아는 죽었지만 죽지 않은 정신적으로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는 그런상태입니다.

옷을 사러 쇼핑을 나가서도, 심하게 조깅을 하는 순간에도,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순간에도 아들이 떠올라 전과 같은 평온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 앞으로 아리안나란 여자의 편지가 옵니다. 아들이 죽은 것을 모르고 보낸 편지였습니다.

파올라는 아리안나에게 편지로 아들의 죽음을 먼저 알리려고 하지만 자꾸 아들이 죽은 그날의 일이 떠올라 편지를 쓰지 못하고 아리안나에게 전화를 합니다.

10대 소녀에게 아들의 죽음을 알리고, 자신들을 만나러 와줄 수 있는지 혹시 오기 힘들면 본인들이 찾아가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리안나는 모든게 부담스러워 거절하게 됩니다.

그리고 며칠후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아리안나가 집에 방문한 것입니다. 아리안나는 생전 아들이 방을 보여주고 싶어했다며 아들의 방을 보고 싶다고 합니다.

집에 하룻밤 묵고 갈것을 권하지만 남자친구와 히치하이크 여행중이라 떠나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아들의 여자친구라고 상상했는데 아니라서 당황한 가족이지만 아리안나를 바래다 주며 뜻하지 않은 여행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 난니 모레티(Nanni Moretti) 감독의 작품으로 감독은 이 영화의 아버지 지오반니 역할도 함께 하였습니다.  이 영화로 200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감상

이 영화에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저 가족에대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에 제목만 보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아들을 잃은 과정이 아닌 아들이 죽은 후 남겨진 가족들이 어떻게 슬픔을 품고 그것을 견디기위해 버티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나고 영화가 끝나고 시간이 흘러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사랑하는 아들과 오빠를 잃은 가족의 삶의 고통과 극도의 상실감을  과장된 긴장과 꾸밈없이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이 참 담담하게 그려진 것 같습니다.

가족들은 아들의 여자친구일거라는 착각으로 자꾸 미련을 갖게 된 아리안나와의 만남을 통해서 그녀와 잠깐의 여행에 동행하고 헤어질 때 가족의 모습이 너무나 쓸쓸해 보였지만, 그리움의 창살에 갖혀 빠져나오지 못한 그들에게 남아있는 가족들을 돌아보게 하고 조금은 마음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한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온갖 사건사고를 뉴스를 통해 또는 주변을 통해 듣거나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혹여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어떻게 할 수있을까? 이 영화를 보며 그런 질문을 받는 것 같습니다. 혹여 영화속에서처럼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고 계신 분이 있다면 어렵겠지만 그들의 빈자리도 가족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가며 서서히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