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보
호금전 감독의 작품으로 1990년 개봉한 영화입니다.
호금전 감독은 1969년 [협녀]를 만든 감독으로도 유명한 분이었고, 무술감독으로는 무협영화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정소동 감독이 참여하였습니다.
주연 배우로는 허관걸, 엽동, 장학우, 장민, 원결영, 우마, 임정영, 원화, 유순 등 당시 유명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였고 무협 소설의 신필로 불리는 <영웅문> <천룡팔부> <녹정기> 등 주옥같은 작품을 집필한 김용작가님의 <소오강호>를 원작으로 한 내용이라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줄거리
때는 중국 명나라 시기로 황궁에서 규화보전이라는 무공서가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서고를 관리하던 최고책임자인 환관이 심복인 환관 황보천호에게 규화보전을 회수해 올 것을 지시합니다.
유력한 용의자로 최근에 사직한 금의위 임진남이 물망에 오르고 황궁 무사들이 임진남의 집을 포위하기에 이릅니다.
헌데, 화산파의 수제자 영호충이 사매와 함께 사부인 악불군의 명으로 임진남을 찾아오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때 황실에서 파견한 고수에의해 임진남의 가족이 몰살되고 죽기 직전의 임진남은 영호충에게 자신의 아들에게 규화보전의 위치를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사망하면서 영호충은 사건의 중심에 휘말리게 됩니다.
영호충과 사매는 관군을 추격을 피하던 중 배에 몰래 숨어있다가 금분세수(강호인들 앞에서 치르는 행사로 모든 은원을 해소하는 의식)를 하며 강호를 은퇴하려는 순풍당 당주와 쫓기고 있는 그의 친구인 일월교 장로를 만나게됩니다.
배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 당주와 장로가 협연을 하는 유명한 '창해일성소'라는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추천 감상
당시 소설을 먼저 읽었던 저에게는 소설과는 많이 다른 스토리지만 영화를 참 잘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영화는 소설과는 많이 다르지만 나름 흥미진진한데다 무협의 향기를 잔뜩 버무린 음악, 대사, 연출 등이 돋보였습니다.
당시 중국 무협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오버액션, 과도한 분장, 조잡한 세트장 등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헌데, 무협소설을 가져다 논 것같은 작품이 등장한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영호충을 연기하는 허관걸이라는 배우를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보게 되었는데 동방불패에서 영호충을 연기한 이연걸보다 영호충 역할에 훨씬 적합한 배우로 보였습니다.
또한, 영화속 순풍당의 당주와 일월교의 장로가 함께 연주하며 부르는 '소오강호지곡'이란 노래는 영화를 몰입하며 보는내내 무협의 향기를 잔뜩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래가 정말 감동적이라 영화 속에 나온 가사를 아래와 같이 발췌해 보았습니다.
해안을 치며 창해가 한바탕 웃는다
물결따라 떳다 잠기며 오늘을 기억하네
푸른 하늘은 혼란한 세상을 비웃네
이기고 짐은 오직 하늘만이 안다네
강산은 웃고 안개비는 멀다네
물결이 일었다 사라지니 번잡한 세상 위태롭네
맑은 바람 웃고나니 고적함이 깃드네
지는 노을 옷깃에 머물고 기백뿐이네
백성이 웃고 조적함은 다시 없네
기백은 여전하나 어리석은 웃음만이 남네 <영화 소오강호 OST 창해일성소>
이 영화를 보면 '협'이란 과연 무엇인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요즘 단어로 하면 '정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영화 속 영호충이 본인의 사리사욕만 챙기는 인물이었다면 임진남의 부탁을 듣고도 본인의 무공을 위해서 임평지에게 규화보전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고 본인이 무공서를 챙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호충은 임진남의 유언을 끝까지 지키며 죽을 위기를 수차례 겪습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약속을 지켜냈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정의'라는 단어는 알고 있지만, 어쩐지 그 단어가 주는 무게를 견디기는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한 용기를 갖고 끝까지 이겨내기란 여간 어렵고 두렵기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무협소설이나 무협영화가 주는 대리만족이 좋습니다.
비록 소시민이지만 영화속 무협을 행하는 주인공을 통해 가끔 소소한 용기를 내볼수도 있는 자극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동방불패처럼 화려한 와이어액션은 없지만 무협의 향기를 진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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